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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산에서 있었던 5주 기초군사훈련기간중 가장 먹고 싶은것이 무어냐는 동기들의 질문에 다른 친구들은 엄마밥, 자장면, 패스트푸드, 등등 이었지만, 나는 일초의 머뭇거림도 없이 [ 커피 ] 라고 대답했다. 왠 커피??

    새벽에 깨어 불침번을 서야 했고, 아침 일찍(6시30분)에 일어나야 했고, 12월의 무지 추웠던 논산은 따뜻한 자판기 커피 한잔을 간절하게 생각나게 하는 환경이었다. 아침이면 앞에 나가 소대를 대표해서 인원보고를 해야 했던 나는 내 앞에 서있던 조교의 모습이 아침이면 항상 두명으로 보였다.. 잠이 덜 깨서.. 그때마다 생각났던 따뜻한 커피 한잔. 제발제발제발
    
    간절한 바람 때문이었는지, 자대 배치 당일에 커피 세잔을 마셨다. 인사과에서 한잔, 중대장님과 한잔, 선임들과 한잔.. 그 씁슬하고 달콤했던 자판기 커피맛과 어울려 내 군생활도 그러했다. 
    항상 일과가 시작되면 교육생들과 조교 선후임들을 학과출장 보내고 텅 빈 중대의 자판기 앞에서 마셨던 커피한잔. 내 하루의 시작이었고 200원으로 할 수 있는 최고의 위로였다. 담배를 피우지 않았던 나는 중대원들과 어울릴 때면 담배연기 가운데 서서 커피만 마셨다.. 물론 선임들은 담배를 권하지 않았다.

    부대내의 자판기는 항상 깔끔했다. 관리하시던 아저씨가 항상 오셔서 내부를 닦고, 재료를 갈고, 물을 비웠다. 군대가 그런것들은 철저하다 보니.. 아저씨는 내가 옆에 있으면 항상 공짜로 뽑아주셨다. 이렇게 내부가 깨끗한 자판기가 있는지 보란듯이.. 한 백잔은 얻어먹은듯.ㅋ


 한 때 이질이 돌아서 막아두었던 자판기를 몰래 뜯어서 뽑아먹기도 했던 자판기..
 (절대 절대로 내생각에는 자판기 탓이 아니었다.)
 교육생들이 잔돈을 안가져가기도 했던 그 자판기
 옆에 기대어 따뜻한 한모금씩 홀짝홀짝 마셨던 그 자판기
 여름에는 얼음커피도 마실 수 있었던 그 자판기.
 손님(?) 오시면 다방맨으로 배달가야 했던 그 자판기.
 똑같이 생긴 자판기만 보면 그시절이 생각나는 자판기

    



지금은 커피가 마시고 싶으면 어디나 가서 마실 수 있는 커피. 하루에 세잔을 마시고 싶으면 그렇게도 하고, 요즘은 입이 고급이 되어서 자판기 커피는 잘 뽑아먹지 않는다..ㅋ(사실 내부가 탐탁지 않다) 그래서 찾게된....


할리스커피. 멋도 모르고 마셨던 아메리카노 캔커피 맛에 폭 빠져서 세박스를 한번에 사서 먹었던 커피.

매장에서 살 수 있는 아메리카노
비싸다. 이건 뭐 된장남이 따로 없다. 
그런데 요즘 매장에 가서 마셔 보고 싶다. 

그럴 이유가 있었지만 이젠 사라졌지만ㅋ

오늘도 커피를 마시며 하루를 시작한다.. ^^ 
200원짜리 자판기 커피만으로도 감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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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y 음악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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